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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다시 배우는 사랑의 언어

by by__via 2025. 6. 13.

아이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사랑’을 다시 꺼내 보는 일이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배우는 여정이기도 하죠.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는 분명히 사랑을 느끼고, 전하고, 반응합니다. 그렇게 나는 다시금 사랑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다시 배우는 ‘사랑의 언어’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눈빛과 손길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나는 말이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아이는 내 눈빛과 손길로부터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고, 그건 다름 아닌 사랑이었습니다.

그 작은 눈이 내 눈을 마주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꼭 쥐는 순간, 나는 말이 얼마나 부족한 도구였는지를 깨달았죠. 아이에게 전해지는 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온기였습니다.

이전에는 말로 표현하고, 이벤트를 준비하고, 선물을 주며 사랑을 전했다면, 지금은 조용한 시선 하나, 부드러운 손길 하나가 훨씬 더 강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말보다 먼저 닿는 사랑, 그것을 아이가 가르쳐주었습니다.

 

반복되는 하루가 전하는 가장 깊은 사랑

육아는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처럼 느껴집니다. 밥 먹이고, 재우고, 또다시 깨우고, 울면 달래고, 다시 재우는 하루. 처음엔 지치고, 내가 이걸 잘하고 있는 건가 싶어 혼란스러울 때도 많았죠.

하지만 아이는 매일 반복되는 그 일상 속에서 세상에 대한 신뢰와 안정감을 배워갑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노래를 들으며 잠드는 그 반복이 바로, “나는 사랑받고 있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방식이더라고요.

사랑은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반복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아이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고, 그 속에서 아이는 자라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하루가 계속되어도, 나는 매일 아이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중이었어요.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우다.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 처음엔 답답하고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왜 울지?, 왜 자꾸 떼를 쓰지? 라는 질문들 속에 나는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헤매고 있었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이는 아이만의 방식으로 말하고 있었고, 나는 그 언어를 배우려 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울음소리,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읽으려 노력했고, 조금씩 소통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은 내가 편한 방식으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건네는 것이더라고요. 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나는 그 진실을 깊이 배우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조금 더 기다리고 들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돌보는 것이 곧 사랑을 지키는 일.

육아에 온 힘을 쏟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진 기분이 듭니다. 잠도 부족하고, 밥도 대충 때우고, 감정은 쌓이는데 풀 곳이 없을 때… 내가 너무 무너지고 있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어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아이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작게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짧은 산책, 좋아하는 음악 한 곡, 가끔은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

그렇게 나를 돌보자, 아이를 대하는 내 표정도 말투도 달라졌습니다. 더 부드럽고, 더 따뜻하게. 사랑은 ‘희생’만으로 유지되지 않더라고요.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때, 그 사랑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아이를 키우며 나는 새로운 언어를 배웠습니다.

그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반복으로, 기다림으로 전하는 사랑의 언어였습니다.
그 언어는 아이를 통해 내 안에 천천히, 따뜻하게 스며들었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사랑은 배우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 값진 사랑의 수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