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거울 속 나를 바라보다가, 숨만 쉬어도 조금씩 늘어나는 듯한 뱃살이 보였습니다. 아이를 재운 뒤, 잠시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때 선택한 것이 러닝이었습니다.
운동화 끈을 묶고 밖으로 나서는데, 마음 한편이 설레기도 하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막상 달려보니, 단순히 ‘뛰면 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러닝을 이제 막 시작해 보려는 분들께, 제가 직접 겪으며 느낀 주의사항과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차분히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기
처음 시작할 때는 신발만 신으면 오킬로미터, 십킬로미터쯤은 달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러닝은 마라톤처럼 긴 여정이기에, 무리해서 달리면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오고, 며칠을 쉬어야 해 흐름이 쉽게 끊어지더군요.
처음 1~2주 정도는 이십 분에서 삼십 분 정도 가볍게 걷고, 빠르게 걷기와 짧은 러닝을 섞어가며 몸을 풀어주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숨이 조금 차더라도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속도로 달리면 충분합니다.
일주일에 이삼회 정도로 시작하여, 몸이 점차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오백미터만 달려도 숨이 차서 멈추곤 했지만, 조금씩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이킬로미터 정도는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었습니다.
몸은 금세 바뀌지 않지만, 꾸준히 하면 반드시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올바른 자세로 달리기
러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달리느냐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달리느냐였습니다.
자세가 잘못되면 어깨와 목이 쉽게 뻐근해지고, 무릎에도 부담이 오기 마련입니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시선은 10~15M 앞을 바라본다는 느낌으로 달리면 좋습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어 주며, 발은 뒤꿈치부터 닿았다가 발 앞쪽으로 자연스럽게 굴려주는 느낌으로 디디면 됩니다.
발소리가 크게 나지 않도록 가볍게 딛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처음에는 신경 쓰면서 달리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며칠만 지나도 몸이 기억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셋째, 준비 운동과 마무리 스트레칭은 꼭 하기
러닝을 시작할 때 준비 운동 없이 달려도 괜찮을 줄 알았지만, 한 번은 준비 운동을 생략했다가 종아리가 아파서 며칠 동안 계단을 힘들게 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러닝 전에는 가볍게 제자리에서 걷거나 다리와 발목을 풀어주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 주면 좋습니다.
오분 정도 몸에 열이 오를 정도로만 준비해 주어도 부상 위험이 줄어듭니다.
러닝 후에는 허벅지, 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등을 부드럽게 스트레칭해 주며 굳은 근육을 풀어 주시길 권합니다.
이 간단한 마무리만으로도 다음 날 근육통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러닝에서 중요한 것은 달린 뒤에도 몸이 무리 없이 다음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넷째, 나만의 속도와 루틴 찾기
러닝을 시작하고 SNS를 보면 하루에 십킬로미터 이상 달리는 사람들의 인증이 많아, 그 정도는 달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의 속도가 아니라, 내 몸과 생활 패턴에 맞춘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평일 하루, 주말 하루 정도로 일주일에 두 번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러닝 앱으로 나의 거리, 속도, 시간을 기록해 두면 성장 과정을 보며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공원이나 집 근처 길부터 가볍게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러닝이 점차 익숙해지고 즐거워지면, 자연스럽게 거리를 늘려 나갈 수 있습니다.
러닝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조금씩 성장해 가는 운동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덥거나 몸이 피곤한 날에는 ‘오늘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운동화를 신고 집 앞에 한 발 내딛는 순간부터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달리고 난 뒤에는 ‘오늘도 잘 나왔구나’라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 하루 동안 나 자신을 돌보고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좋은 방법이 되어 줍니다.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하려는 분들도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은 한 발, 내일은 두 발, 천천히 한 발씩 내디디며 나만의 속도로 달려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