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유 없이, 혹은 이유를 알 것 같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질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내 마음속에서 꽉 막혀 있는 것 같고, 깊은 숨을 쉬어도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일상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이 답답함은 때로는 무력하게 느껴지고, 때로는 작은 일에도 쉽게 눈물이 맺히게 하기도 하지요.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고, 다시 내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을까요?
먼저, 천천히 내 숨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는 무심코 숨을 쉬지만, 답답함이 올라올 때는 내 숨결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느끼기가 어려워집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눈을 살짝 감은 뒤, 코끝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차가움과 나갈 때의 따뜻함을 느껴보세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면서 내 몸이 조금씩 이완되는 것을 의식합니다. 답답함이 계속 올라와도 괜찮습니다. 그것을 없애려고 애쓰지 말고, ‘아, 지금 내가 많이 답답하구나’ 하고 스스로를 알아차려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에는 짧게라도 몸을 움직여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꼭 운동을 크게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쐬며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손끝을 하늘로 뻗어보고,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돌려주며 내 몸 구석구석에 산소가 닿는 느낌을 느껴봅니다. 이 작은 움직임이 내 몸에 갇힌 긴장을 풀어주고,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던 생각들이 잠시 옆으로 비켜나게 해줍니다. 때로는 짧은 산책을 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하늘과 나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걸어보면 내 마음의 호흡도 조금은 느긋해집니다.
마음을 털어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기장에 지금의 마음을 그대로 써 내려가거나, 휴대폰 메모장에 ‘오늘은 너무 답답하다’라고 적어보세요. 이유를 다 쓰지 않아도 괜찮고, 글자수가 예쁘게 맞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속에서 엉켜 있던 생각들이 글자로 나올 때, 내 속에서 부글거리던 답답함이 조금은 밖으로 흘러나갑니다. 이 글은 꼭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써 내려가도 좋습니다. 혹은 나에게 편지를 쓰듯, ‘지금까지 잘 견뎌줘서 고마워’라고 한마디를 남겨주는 것도 좋습니다. 때로는 이 작은 기록이 내 마음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이야기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가슴이 답답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혼자서만 이 마음을 붙들고 있으면 점점 무거워지기 마련입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혹은 믿을 수 있는 상담사에게 지금의 내 마음을 조용히 이야기해보세요. 꼭 해결책을 찾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내 말을 들어주고, 내 감정을 공감해주기만 해도 내 안에 갇혀 있던 숨이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합니다. 나의 답답함을 말로 꺼낸다는 것은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한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슴이 답답할 때는 어쩌면 제일 기본인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내가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쉽게 숨이 막히듯 답답해지곤 하지요. 가능하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두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잠시 나 자신에게 ‘괜찮아, 오늘은 쉬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의 긴장이 조금씩 풀어지고 다시 숨을 쉴 공간이 생겨납니다.
가슴이 답답할 때 해소하는 방법은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내 몸과 마음의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괜찮다’며 다독여 주는 작은 행동들이 쌓여 내 마음에 공간을 만들어 주기 시작합니다. 혹시 오늘도 가슴이 답답해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잠시 멈추어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나를 한 번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내 마음이 천천히 풀어지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해 주세요. 그렇게 조금씩, 당신의 숨과 마음이 다시 편안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