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직업을 다 내려놓고 아이를 보면서 지나왔던 내 모든 생활을 돌아보면
난 참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내 등 뒤에 붙었던 많은 수식어들을 내려놓고 이제 난 혼자 스스로의 일을 개척해 나갈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너무 무섭기도 하고 겁도 나고 무인도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느낌도 든다.
세상 모두가 나에게 화살을 던지는 느낌도 들고 나 혼자 아등바등 하루를 버티는 느낌도 난다.
난 나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서
그래도 당당히 앞만 보고 걸어왔다.
뒤나 옆을 돌아볼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었다.
아침 7시쯤 일어나서 씻고 로션 바르고 화장하고 출근했던 17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내 추억 속에 묻혀 있다.
어떤 날은 아침에 퇴근을 하기도 했었으니, 사실 시간이 중요한 날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나에게 주입하기 바빴고 무언가를 했었어야만 했으니까...
나에게 선물을 하고 개인 시간을 주는 그럴만한 여유도 기운도 없었으니까, 내 20대는 너무 치열했으니까..
때론 가끔 술을 먹고 잊어버리려고 노력해도 기억력 하나는 안 지워졌으니까..
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거짓말 같다. 로봇도 아니고 어떻게 실수를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내 20대는 엉망징창 앞뒤 모르는 짱구 같은 시간이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철도 없어 보이려고 노력하고 나 자신을 숨기기에 급급하면서 내 얼굴로 보이는 모습들을 만들기까지 했었으니까...
이제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어떤 것을 우선시해야 하고
내가 어떤 부분을 희생도 해야 하는지 이젠 일을 생각 안 하고 앞만 보면 되는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시점이 왔다.
난 어디 소속 누구였고가 아닌, 어떤 엄마, 아내가 될지 깊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사람들을 향해 큰소리도 쳐야 하고,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내 몸을 불살라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예전의 나처럼 우리 가족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난 잔다르크 같은 엄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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